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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짓수라이프

여자 주짓수 1년차 그동안의 기록들

by 어썸쿠로 2023. 12. 12.

프로운동러 쿠로에요.
주짓수를 시작한지 1년이 조금 넘었네요.
요즘 들어 참 사건 사고도 많고 세상이 워낙 흉흉하다보니
호신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아요.
저는 도복을 입고 운동하는 것에 대한 환상이 있어서 그런지
더 매력적으로보이더라구요.
그리고 저는 근육량에 비해 지구력이 떨어지는데
유산소 운동을 하기는 싫고
등산이나 런닝도 싫어해서 
지구력을 올려줄 만한 운동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주짓수를 시작해볼까 생각만 했었습니다.
생각만.....헷
 
주짓수는 벨트마다 등급이 있는데 벨트에 ‘그랄’이라고 하는
또 다른 등급이 나뉘어요.
열심히 출석하고 배우다 보면 관장님이 승급을 시켜주시는데
이 때 띠 끝자락 검은 부분에 테이프를 하나씩 감아주십니다.
이게 별거 아닌데 받을 때 엄청 기분 좋고 짜릿하고
동시에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잘해야 한다는 약간의 부담도 있답니다.
오늘은 1년 남짓 되는 주짓수에 대한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해보려고 해요.
그랄 승급대로 쭉 이야기를 써내려갈 예정입니다.
 

마라맛 주짓수를 경험 후 첫 인증사진

1. 주짓수를 시작하다.

따뜻한 봄날 빨래방을 갔다가 슬슬 걸어서 집에 가는 길에
주짓수 체육관이 보이는데 저도 모르게 그냥 들어갔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렇게 들어간 체육관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들의 연속이었어요.
입구부터 선반을 꽉 채운 우승 트로피들을 지나
관장님의 현역 시절 사진을 지나치면
몸집이 거대하고 수염을 기르신 관장님이
“상담 오셨어요?”라며 맞아주셨습니다.
그렇게 홀린 듯이 상담실에 들어가
이것저것 얘기도 많이 듣고
덜컥 3개월을 끊고 도복도 입어보고
등록 첫 날 바로 주짓수를 시작했습니다.
일사천리...
 
2시간동안 수업을 듣고 바로 스파링을 하는데
뭐 이런 운동이 다 있나 싶었어요.
플라잉요가를 처음 할 때도 이런 운동이 있나 싶었는데
그거랑은 완전히 다른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엄청 힘든데 동시에 엄청 재밌는 느낌이에요.
그냥 홀린 듯이 거의 매일 체육관에 나갔습니다.
 

2. 첫 부상

그래플링 체육관의 특성 상 바닥이 딱딱하지 않고 푹신?한 느낌입니다.
가드로 넘어가는 도중 발가락이 밀리면서 엄지발가락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당했어요.

관장님이 해주신 테이핑

 
부상을 당한 직후엔 괜찮았지만 통증이 점점 심해져
다음날 바로 병원을 갔습니다.
아플 땐 무조건 병원 가세요...
참고로 부상 당했다고 체육관에서 해주는 건 없습니다^^
얼음찜질정도...?
그렇게 시작한지 일주일만에 강제 휴식을 취했죠...
치료받으면서 2주정도 쉬었던 것 같습니다.
 

3. 감격스런 1그랄 승급

싱글벙글.. 나 행복했구나..

 
부상의 고통이 사그라질 때쯤 발가락에 테이핑을 칭칭 감고
체육관을 기웃거리던 어느 9월의 가을날
드디어 첫 승급을 했습니다!!!!
1그랄이 뭐라고 그렇게 기쁘더라구요.

작고 소듕한 1그랄...

4. 2그랄 승급

두 번째 승급은 한창 추워지던 12월 초에 받았습니다.
예기치 못했는데 주셔서 더 기뻤어요.

좋댄다

 
2그랄을 받고나서 그야말로 우역곡절이 많았습니다.
원하던 인사이드 요가 200시간을 교육 이수하기 위해
포항에 숙소를 잡고 한 달 정도를 서울에 오지 못했거든요.
교육이 끝나고 서울에 밤 늦게 도착했는데
내일 주짓수 갈 생각에 설레였습니다...
같이 살던 친언니가 이정도면 미친 게 맞다고 할 정도엿으니까요 헷

두둥 나도 이제 2그랄!

 
그렇게 염원하던 체육관을 잘 다니던 도중
암바에 걸려 팔꿈치 인대파열을 경험했습니다.
우지끈 소리가 나면서 옆에서 스파링하던 사람들이
그 소리를 다 들었을 정도였어요.
여기서 팁... 기술 걸리겠다 싶으면 바로 탭 치십쇼......

팔꿈치 체외충격파... 공포 그 자체ㅠ 엄청 아파요ㅠㅠ

5. 3그랄 승급

그렇게 팔꿈치 인대를 소중히 관리하면서 쉬기도 하고
컨디션을 조절하며 체육관을 나가면서
다시 진정한 1년 차가 되었을 5월 무렵
3그랄을 받았습니다.
테이프 하나 둘러지는 것 뿐이지만
승급은 매번 기분 좋아요.

머리카락에 가려졌지만 매우 기뻐하는 중

6. 4그랄 승급

도복 아니고 추리닝입니다

 
꾸준히 다니다보니 벌써 추운 겨울이 왔고
저는 이제 4그랄이 되었습니다.
본업이 바쁘다보니 승급식에 참여를 못해
운동이 끝나고 집에 가는 저를 붙잡으시곤 테이프를 감아주시는
쏘서윗한 우리 관장님...
4그랄이 된 지금 체중이 4kg 늘고 
근육과 지구력이 굉장히 많이 올라왔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계속 주짓수를 열심히 할 것 같아요.

어이 베리 비켜 나 4그랄이야

 
흰띠를 언제 벗어날지는 모르지만 블루가 된다고 생각하면
슈퍼 겁쟁이인 저는 아직 두려운 마음이 더 앞섭니다.
그래도 꾸준히 하는 것 만큼 정답인 게 없는 것 같아요.

궁금한 게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주린이지만 성실히 답변 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주짓수에 대한 저의 일상을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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